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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음?)

요즘 2030세대, 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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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이 말이 요즘 2030 세대 사이에서 낯설지 않게 들리는 시대다. 일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하고는 싶은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주변을 보면 비슷한 사람 투성이다. 한창 일해야 할 나이, 꿈을 좇아야 할 시기라는 말은 현실과 괴리감만 키운다.

왜 요즘 젊은 세대는 이렇게 ‘의욕 상실 상태’에 빠지는 걸까? 단순한 ‘게으름’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복합적인 사회 구조와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1. 끝없는 경쟁 속 '소진된 세대'

2030 세대는 ‘경쟁’ 속에서 성장해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과 입시, 취업을 향한 무한 레이스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하지만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안정된 일자리는 희박하고, 비정규직과 저임금, 불투명한 미래가 기다린다. 더 노력하면 나아질 거란 믿음이 무너졌고, 그 결과는 '탈진(burnout)'과 무기력이다.

“열심히 해도 달라지는 게 없는데, 왜 해야 하죠?”


2. ‘헬조선’ 서사의 내면화

‘헬조선’, ‘탈 한국’,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같은 단어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다. 이 시대 청년들이 체념과 냉소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자가방어기제다.
이들은 사회 구조의 불평등을 인식하고 있으며, 그것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극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특히 부동산, 주식, 연금 등의 문제는 ‘미래를 설계한다’는 개념 자체를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만든다. 안정된 삶의 조건들이 자본을 가진 기성세대에 독점되어 있음을 인지한 2030 세대는, **“열심히 살 이유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3. 끊임없는 비교와 SNS 피로감

SNS는 이들에게 ‘연결’이 아니라 ‘비교’의 플랫폼이다. 누군가는 해외여행을 가고, 누군가는 승진하거나 창업에 성공한다. 스스로를 아무리 낮춰도, 끊임없이 타인의 화려한 일상을 마주하는 상황은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한다.

게다가 ‘보여주기’ 문화는 정서적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잘 꾸민 모습, 성공적인 이력, 감정조차 ‘콘텐츠’로 포장해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짜 자아는 설 자리를 잃는다.


4.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없다’

2030 세대는 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은 명확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 너무 가혹하다는 점이다.

예술, 창작, 여행, 창업… 이러한 꿈은 있지만,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무시당하거나 자책하게 된다. 생계유지라는 압박은 자기 욕망을 후순위로 밀어내는 삶을 강요하고, 반복되는 좌절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라는 선택으로 이어진다.


5. 불안정한 사회가 만든 ‘무기력’의 정상화

한 통계에 따르면, 2030 세대의 40% 이상이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30% 이상은 **‘우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정신 건강 문제가 점점 만성화되며, ‘무기력한 상태’가 일상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복지 사각지대, 불안정한 고용 구조, 주거 불안, 과도한 노동 강도 등 사회 시스템 전반의 실패가 원인이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자율적 선택이 아닌 **‘강제된 무기력’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결론: ‘게으름’이 아닌 ‘정상적인 반응’

2030 세대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비정상적인 사회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다.
열정과 꿈을 잃은 게 아니라,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환경과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개인의 태도 변화로 해결될 수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다음과 같은 구조적인 접근을 통해 가능하다:

  • 청년 주거, 일자리 안정성 강화
  • 정신 건강에 대한 공공 지원 확대
  • 성과주의에서 벗어난 사회 안전망 구축
  • 불합리한 경쟁 구조 개선

2030 세대가 다시 무언가를 하고 싶어지는 세상,
그 출발점은 이들이 ‘게으르다’는 오해를 멈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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